안녕하십니까. 중흥동에서 양산동까지 광주 북구의 여러 동을 오가며 막힌 하수구와 배수구를 뚫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전남대 앞 용봉동처럼 원룸 건물이 촘촘한 동네도 있고, 운암동과 우산동처럼 마당 딸린 주택이 골목을 이루는 동네도, 일곡동처럼 아파트 단지가 자리한 동네도 있습니다. 건물이 다르면 관이 지나는 길도 다르고 막히는 자리도 다릅니다. 마당 맨홀을 거쳐 물이 나가는 집이 있는가 하면, 위아래 세대가 한 관을 나눠 쓰는 집도 있습니다. 그래서 장비를 꺼내기 전에 어디가 막혔는지부터 찾는 일을 첫째로 삼고 있습니다.
물이 넘치는 집에 들어서면 누구나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럴수록 순서를 지키려 합니다. 막힌 곳을 보고, 어떻게 뚫을지와 얼마가 드는지 먼저 말씀드린 뒤, 그렇게 정한 금액 그대로 받습니다. 이미 부으신 약품이 있으면 무엇인지 여쭙고 확인한 다음 손을 댑니다.
원룸에 사시는 분은 집주인께 먼저 알려야 할지, 아파트에 사시는 분은 관리사무소에 먼저 연락해야 할지 망설이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도 편하게 전화 주십시오. 막힌 곳이 집 안인지 건물이 함께 쓰는 관인지 확인하고 나면 누구와 의논해야 할지도 한결 분명해집니다.
하수구는 시간을 가려 막히지 않습니다. 늦은 밤에도, 주말과 공휴일에도 전화를 받고 찾아가겠습니다. 씻고 설거지하는 평범한 하루가 멈췄을 때 편하게 떠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넘친 물 앞에서 혼자 애쓰지 마시고 전화부터 주십시오.